<성경과 뉴스(20)> 


이진우 목사(낙원장로교회):크리스챤월드 2017년 4월26일


<프랑스 대선의 꽃 결선 투표제’>


지난 23일 치러진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중도신당 '앙마르슈(전진) '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가1,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1차 투표 결과 50%이상 표를 얻은 과반 득표자는 나오지 않았고, 마크롱은 23.82%, 르펜은 21.58%를 각각 득표해 결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에따라 오는 57일에1, 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가 치러질 예정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서는 총 11명의 후보가 출마해, 다양한 정책과 정견을 발표하며 열띤 경합을 벌였다. 1차 투표결과 그동안 프랑스 정치를 주도해온 양대 정당인 사회당과 중도 우파의 공화당이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은 득표율19.96% 3, 급진좌파 진영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장뤼크 멜랑숑은 19.49% 4위를 차지했고, 현 집권 사회당 브루나 아몽은 6.35% 5위에 그쳤다.

프랑스의 대선에는  다양성의 인정과 공존, 다수의견의 수용과 통합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들이 잘 조화되어 있다. 대선은 1차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두 후보를 추려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따라서 1차투표에서는 여러 정당의 후보들과 무소속 후보들이 제한없이 출마해 국민들에게 공약을 발표하며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프랑스 대선은 보수와 중도와 진보, 극우파와 자유주의자와 극좌파가 모두 나서서 표현의 자유(freedom of speech)’를 누리는 민주주의의 축제이다.결선투표제는 이 대선축제에서 다양하게 분출된 의견들이 국민을 분열시키지 않고, 통합의 길로 가도록  이끄는 절묘한 장치이다. 상위 두 후보간의  결선투표를 통해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때문에, 선출된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당성이 공고해진다.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으므로,  국민을 통합하고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 기반을 갖고 새 정부가 출범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도 대통령 선거기간이다. 오는 59일에 국민들의 직접투표로  19대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대선은 유효투표의 최다수를 얻은 후보를 당선인으로 한다.과반여부에 관계없이 득표율1위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이 제도는 1986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하며 수립되었다.  당시 4대 정치세력이 천하4분지계 필승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대통령 직선제만 합의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은 결과이다. 직선제 개헌이후 대통령선거는 13대에서 18대까지 총 여섯번 치러졌는데, 대통령 당선자의 득표율이 50%이상인 경우는 18대 대선 한번 뿐이었다.

이런 제도로 인해,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후보들이 국민에게 다양한 정책과 견해를 제시하는 축제현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 다수의 마음을 얻기 보다는 어떻게든 1위가 되려는 목적으로 공약을 세우며 경쟁하기 때문에, 대선이 통합보다는 편가르기 싸움터가 되고 있다. 이렇게 이전투구를 벌이다 과반이 못되는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는 임기내내 약체 대통령으로 시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제를 시행했더라면, 이런 혼란들이 상당부분 해결되었을 것이다. 결선투표제를 통해 대통령은 안정되고 확고한 리더십을 부여받게 되어, 다양성을 존중하며, 통합을 지향하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차게 꽃 피울수 있었을 것이다.

성경을 통해 초대교회시대 집사와 장로의 임직과정을 보면, 요즘 시대같이 표결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교회 회중 다수의 인정을 받는 과정을 거쳤음을 알 수 있다예루살렘 교회공동체에서 집사를 뽑을때 사도들은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6:3)”고 말했다. 교회 공동체안에 있는 회중들이 그들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받는 사람을 택하도록 한 사도들의 권고는, 집사를 택할때 소수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모아 정한 것임을 알려준다. 사도 바울은 감독의 자격에 대해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딤전3:2-7)”라고 말했다. 교회 회중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감독의 기준을 알려준 것이다. 이 시대 교회에서 직분자를 선출할때 최소 과반의 찬성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회중 다수의 마음을 얻어 직분자를 정하던 초대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결선투표는 다양성의 인정과 공존,다수의견의 수용과 통합이라는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고, 리더십 등 대통령제의 장점을 살릴수 있는 적절한 장치이다.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대통령4년중임제 등 큰 개헌그림만 그리려다 허송세월하는 대한민국 정치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