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뉴스(24)>
이진우 목사(낙원장로교회) : 크리스챤월드9월6일
< 미국 인종주의 갈등 다시 불거지나>
지난 8월 11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롯츠빌에서 열린 백인우월주의자 집회에서 20여명의 사상자를 낸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미국장로교(PCUSA)
소속30·40대 한인목회자들이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이 땅을 차별과 증오로 물들이는 모든 종류의 인종주의(racism)에 저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모든 인간의 존엄성(창1:27)을 믿는다"며 "피부색은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으며 인종 차별은 예수께서 몸으로 허무신 분리의 벽을 다시 세우는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백인 우월주의는 스스로 신의 자리에 앉겠다는 추악한 우상숭배(사2:17-18)"라며 "우리는 그리스도인이자 미국 땅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인종차별에 저항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앞서PCUSA 공동 총회장 4인은 샬롯츠빌 폭력사태와 관련,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샬롯츠빌 폭력사태는 ‘KKK(Ku
Klux Klan)'등 백인우월주의자 단체들이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그 집회에 항의하는 시위자들과 충돌을 벌이면서 발생했다. 이 충돌중에 백인 우월주의자가 차량으로 상대진영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충돌을 벌인 양쪽이 다 잘못이 있다는 ‘양비론’을 폈다. 백인우월주의자들과 인종차별반대론자들을 같은 반열에 놓고 판단하는 대통령의 성명은 여론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미국 정부내에서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문제된 성명서의 정책기조를 제공한 그의 핵심 참모인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관을 해임해 갈등을 봉합했다.
인종주의는 역사적 뿌리가 깊다. 근대이후에는 20세기 독일의 나치즘, 19세기 미국의 흑인노예제 등이 대표적인 인종주의이다. 인종주의는 특정 인종이나 특정 민족의 우월함을 신봉하는데 기반을 둔다. 자신의 인종이나 민족에 속하지 못한 집단은 자신들에게 지배당해야 하는 것을 당연시 한다. 그래서 2차세계대전동안 독일 나치세력은 유대인 대학살을 자행했고, 미국사회는1960년대까지 흑인들의 인권을 억압했다.
성경은 인종주의를 분명하게 거부하고 있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므로(창1:27), 인간사이에 인종이나 민족의 차등이 있을 수 없다. 신약시대에 사도 바울은 자신이 유대인임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다른 유대인들과 달리 선민의식에 사로잡혀있지 않았고, 이방인들을 멸시하거나 그들과 담을 쌓지 않았다. (갈3:28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또한 사도 바울은 자신이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이방인의 사도임을 자임했지만, 무조건 이방인들의 편에 선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당시 유대인들이 복음을 거부하고 있지만, 복음을 받아들일 남은 자들을 하나님이 예비하셨슴을 확신했다. (롬10:11-12
“성경에 이르되 누구든지 그를 믿는 자는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리라 하니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차별이 없음이라”). 그래서 그는 이방인들이나 유대인들이나 구원으로 이끄는 능력은 하나님께 있슴을 강조했다. ( 롬11:23 “그들도 믿지 아니하는 데 머무르지 아니하면 접붙임을 받으리니 이는 그들을 접붙이실 능력이 하나님께 있음이라”)
이민자로서 북미대륙에 뿌리를 내려가고 있는 우리 한민족은, 인종주의자들로 인한 이러한 갈등이 발생할때마다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민족 스스로도 인종간의 갈등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가해자의 입장에 선 적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민족이 절대다수인 대한민국에서는 한민족이 외국인들을 보이지 않게 차별하고 있슴은 사실이다. 또한 같은 민족이라도 출신 지역과 출신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외국인 대하듯 차별하는 사람이 적지않음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하면, 인종주의가 소수 백인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신 하나님의 능력은 민족과 인종을 구별하지 않고 적용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의 넓은 마음을 닮아 모든 민족과 인종을 포용하고 복음으로 하나된 삶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샬롯츠빌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내 인종주의에 대한 경각심이 우리 한민족내의 인종주의에까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