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뉴스(26)>
이진우목사(낙원장로교회): 크리스챤월드 11월8일
<11월 11일 ‘순국의 길, 순교의 길’ >
11월11일은 캐나다의 현충일(Remembrance
Day)이다.
1차세계대전과 2차세계대전, 한국전쟁과 아프가니스탄등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캐나다를 비롯한 영연방국가들은11월 5일부터 11일까지를 보훈주간(Veterans Week)으로 정하고, 자발적으로 왼쪽 가슴에 붉은 양귀비꽃(Poppy)를 달고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붉은 양귀비꽃을 다는 것은, 1차 세계대전에 캐나다군 군의관으로 참전했던 존 맥크래가 격전지인 벨기에 플란다스 들판에서 피어난 양귀비 꽃을 보며 전우를 잃은 슬픔을 시로 표현한 ‘플란더스 들판에서(In Flanders Fields)’가 널리 알려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매년 캐나다의 현충일인 11월11일 오전 11시에 캐나다 전역에서 2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리며, 전 국민이 함께 그들의 희생을 추모한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토론토, 밴쿠버 등 여러 도시에서 그들을 추모하는 공식 추모행사가 열린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수상은 지난해 11월 11일 오타와에서 열린 현충일 추모행사에 참석해 전쟁기념탑에 헌화하고, “ 시간은 흘러가지만 우리의 기억은 그렇지 않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와 다양성의 가치를 지키기위해 목숨을 버린 군인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자유의 참된 값어치는 자유를 위해 싸운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절대로 잊지말자”는 요지의 추모사를 발표했다.
캐나다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캐나다 군인의 숫자는 66,655명이고,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군인은 44,893명이다. 이밖에 한국전쟁에서 516명이 전사했으며,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십명이 넘는 군인이 전사했다. 특히, 영연방의 일원으로 참전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캐나다 군인들의 희생이 컸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의 총인구수가 약 700만명이었는데, 이중에 약 62만명의 젊은이가 군인으로 참전했고, 참전군인의 11%가 전사했다. 건축된지 100년이 넘은 교회 예배당을 방문해보면, 당시 희생의 규모가 컸슴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교회 교인중에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바친 젊은 군인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 추모하고 있는데, 교회마다 그 숫자가 수십명에 달한다.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가장 높이 평가하며 존중하고 있다. 가장 큰 희생과 사랑은 목숨을 바치는 것임을 성경은 알려주고 있다. 예수님은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15:13)”라고 말씀하며 자기 목숨을 버리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라고 알려주셨다. 예수님이 당한 십자가의 고난은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10:15)”는 말씀처럼 바로 그 가장 큰 사랑을 직접 보여주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요일3:16)”라고 말하며 예수님의 뒤를 따라갔다.
이처럼 예수님의 뒤를 따라간 수많은 순교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희생위에 오늘날 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고 복음이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기독교가 급성장한 것은 일제시대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순교한 여러 목회자와 성도들과, 한국전쟁중에 교회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여러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복음으로 구원받은 자로의 권리와 기쁨을 누리는데 그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성도로서 의무를 다한 사람들이다. 이들 순교자에 대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최상의 경의와 존경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일 순교 정신을 존중하지 않고 순교의 열매만을 누리려고 한다면, 십자가 없이 영광만 추구하는 위선된 길을 가는 것이다.
나라를 위한 가장 고귀한 희생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전쟁에서 희생한 캐나다 젊은이들은 최상의 국민은 국가에 대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최선을 다해 이행하는 사람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쳐 준다. 캐나다 국적을 취득했거나, 캐나다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이민자들은 캐나다에서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챙기는데는 적극적이지만, 캐나다를 위한 의무를 다하는 데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또한 관심의 범위도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와 동포사회에 한정된 경우도 많다. 그래서 때로는 캐나다에 ‘무임승차’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캐나다의 현충일(Remembrance
Day)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가장 고귀한 희생을 한 그들에게 캐나다 온 국민이 경의를 표하는 엄숙한 날이다. 오늘날 캐나다의 위상은 그들의 헌신위에 세워진 것임을 잊지 말고 함께 그들을 추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