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뉴스(6)>
이진우 목사(낙원장로교회)-크리스찬 월드 7월27일자
‘영국 새 수상과
신분제’
지난 13일 영국에서는 26년만에 여성 수상이 취임했다. 집권 보수당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수상자리에 오른 테리사
메이 전 내무부장관은 취임사에서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두의 국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신분제의 상징인 왕실이 유지되는 입헌군주제 국가에서 여왕에게 충성을 서약하기에
앞서, 모든 국민에게 충성을 다짐한 것이다. 그가 속한 보수당은 귀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정당이지만 메이 수상의 취임사에는 모든 국민에게 주권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의 원칙이 잘 드러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지난 7일 교육부의 한 고위공무원이 “나는 신분제를 공고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 신문기사로 보도되면서, 국민 전체를 분노하게 했다. 한국에서 신분제는 1884년 갑오경장 개혁으로 사라진 제도이다. 신분제는 세습을 뼈대로 한다. 예를들어 공무원의 자식들은 대를 이어 공무원이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공무원으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을 기회조차도 잡을 수 없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없고,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났느냐가 그의 일생을 결정한다.
근대국가 대부분은 신분제를 부정한다. 그래서 대한민국헌법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신분제가 폐지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일인일표의 보통선거와
여성의 참정권이 실현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면, 민주주의의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실질적으로 신분제가
폐지된것은 100여년전이다.
그러다보니 신분제에 대한 향수를 마음속에 갖고 있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이는 모든 사람이 법앞에 평등하고, 행복을 누려야 한다는 민주적인 근대 헌법정신은 앞으로 계속
실현되어야할 과제임을 알려준다.
성경은 신분제를 단호하게
부정한다. 사도 바울은 “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라디아서2:28)”라고 선언했다. 철저한 신분제로 유지되던2000년전 로마사회에서 바울의 이 선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로 인간의 죄가 모두 사해지고,
구원받은 존재가 되었다는 복음에 기초한다.
이전에는 모두 다 하나님앞에
죄인이었으며,“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에스겔18:2)”는 속담처럼 죄인의
신분은 대물림되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공로로 죄의 굴레에서 모두 해방되어 구원의 은혜로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은 것(에베소서4:22-24)”이다. 우리를 새사람되게 하신
이 구원의 은총은 각 개인에게 주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앙은 본받을 수 있지만, 세습되지 않는다. 부모의
신앙으로 자식들이 구원받을 수 없는 것이다. 각 개인의 신앙고백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구약시대 제사장직은 세습되었지만,
그리스도인 공동체내에서 직분은 세습되지 않는다. 신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복음의 원칙이 우리 사회와 교회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