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뉴스(17)>
이진우 목사(낙원장로교회):크리스챤월드2월8일
‘반이민 행정명령’의 명암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내린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 내부와 전세계의 반발로 후폭풍이 일고 있다.미국 시애틀 연방 지방법원은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대통령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중단하라고 지난 3일 결정했다. 법원의 이 결정은 즉시 효력이 발생해, 법원 결정 이후 각 항공사들에는 이번 행정명령으로 입국이
막혔던 이들의 미국행 항공기 탑승을 허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백악관은 법원의 결정에 즉각 반발해 “이른 시일에 법무부가 법원 명령의 효력 정지를 긴급 요청해
합법적이고 적절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 사안은 연방대법원의 판결까지 가게될 전망이다.
‘반이민 행정명령’은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테러위험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 및 비자발급을 90일 동안 금지하고,
난민 입국을 120일 동안 불허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테러위험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 일시 중단 및 비자발급 중단과
난민 심사 강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국내의 여론은 찬반이 팽팽하다. 미국 CBS방송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슬람권7개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일시 금지한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45%가 찬성했고,
51%는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자들은 “이 행정명령이 미국을 테러로부터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으며, 반대자는 “이 행정명령이 미국 건국이념에
어긋나며, 세계의 공분을 사 오히려 미국이 위험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자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일부 공감을 얻고 있으나, 혈통과 출신의
벽을 넘어 속지주의 원칙에 입각한 ‘이민자의 나라’로 세워진 세계 초강대국으로,
분쟁지역과 난민을 포함해 전세계를 돕던 미국의 박애정신이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성경에서 나그네는 요즘 시대의 난민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성경은 나그네를 환대하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23:9)” ;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신10:19)”).
애굽에서 이방인 나그네로 혹독한 고생을 했었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차별없이 누구에게나 향하심을 보여준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받을 자들은 나그네를 환대한 자들이라며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베푼 호의가 곧 자신에게 베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마25:35));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
복음을 모르던 시절에도 우리 부모세대를 포함한 조상들은 나그네를 박대하지 않았다. 먹을 것을 주고, 잠을 재워주며 호의를 베풀었다. 요즘은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 이런 인심은 사라져가고 있으며, 미국도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빗장을 잠그려 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복음에 빚진 그리스도인들은 나그네를 환대하는 복음의 정신을 이 시대에도
지켜가기를 바란다.